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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개 트라우마와 반려견 단상 세가지 (어제 쁘띠 성님 사연 관련... 내용 길어요)

사연과 신청곡
20-07-02 09: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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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브랜든입니다.
햇살 가득한 아침이네요.
어제, 쁘띠 성님 사연 듣고, 저도 마음이 뜨끔해서 적어봅니다.
 
1.
유치원 다녔던 즈음 같습니다.
마당에 목줄 묶어서 키우던 진돗개 비슷한 누렁이가 있었습니다.
장독대 아래에 나무로 된 개집도 있었고,
밥은 주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셨고, 저도 몇 번 줬었던 기억이 납니다.
주황색 바가지만큼 커다란 찌그러진 낡은 냄비에,
사람이 먹다 남긴 잔반에 고기나 생선살 몇 점 섞어서 줬던 것 같네요.
어느날, 키우던 개한테 종아리를 물렸습니다.
아픔보다는, 놀람과 무서움에 크게 울고, 병원에 갔던 기억이 나고요, ...
얼마 후에 그 누렁이가 집에서 없어지고...
한동안, 아마도 수년 이상은 개를 안키웠던 것 같습니다.
그 일 이후로, 어른이 된 후에도, 푸들 정도의 중형견을 길에서 만나면 피해서 다닙니다.
요즘도, 특히 진돗개, 허스키, 리트리버 정도의 대형견이 멀리서 보이면, 근처에도 안갑니다.
개 트라우마도 있고, 아래 2, 3번에도 언급됩니다.
 
2.
소형견 입양, 강아지와 함께 산다는 것.
한, 십 년 전 즈음이었을까요.
개를 좋아하는 아내가 소형견을 입양해왔습니다.
저는 반대는 안했지만, 탐탁치도 않았죠.
그때는 어린 강아지였고, 아내도 좋아했고,
그냥 한 번 키워보자는 생각에 키우기로 했습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1살도 안됐는데, 2번 정도 파양된 아이라고 하더라고요.
진짜 어린 강아지였는데, 성질이 대단했습니다.
배변훈련, 식사 훈련, 산책 훈련 등등 적응 기간에 손가락, 발목 여러 번 물렸습니다.
지금도 제 오른손 검지 손가락에는 그 때 물렸던 이빨자국 상처가 작게 남아있습니다.
 
[사진: 십 년 전에 물린 이빨자국 흉터 - 손가락 털이 흉측해보여서 사진 안올림]
 
제가 겪어보고, 주변 얘기를 들어봐도,
모든 개는 다 짖고 뭅니다.
당연한듯요.
개가 짖지 않고 물지 않는다면 그건 개가 아니죠.
개이니까 짖고 무는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제 경험상,
아무리 훈련이 잘 된 '군견'이나 '안내견'이라고 하더라도,
어떠한 이유로 자극을 받거나 흥분하면 사람 뭅니다. 주인도 뭅니다.
 
3.
반려견 입양을 고려하는 어른 보호자분들께.
10년 가까이 함께 살고있는, 아주 예쁘고 귀여운 소형견도,
계속 꾸준히 교육하면서 키우고 있습니다.
반려견을 반려견답게 함께 살면서 키우려면요,
사람 아기 키우는 비용과 노력 못지 않은 정성을 꾸준히 들여야 합니다.
배변 훈련도 꾸준히 시켜야하고,
산책도 자주 해주어야하고(필수!!),
식탐 관리도 해주어야하고,
배변패드 구입, 사료와 간식 구입,
캔넬(이동용 케이스) 구입, 목줄 구입,
(개집, 개쿠션, 개장난감 등등은 옵션)
특히 아파서 병원 한 번 가면 수십만원 들어갑니다.
"반려짐승"은 의료보험이 안되거든요.
간단한 검사 + 주사 한대 + 약 일주일분 = 일이십만원 훌쩍 넘습니다.
정기적인 예방 접종 비용도 필수입니다.
[사진: 안구건조증 진료 및 처방약 비용 - 1회 방문시]
안압측정비용만 2만2천원, 안연고 1개에 5만5천원! 등등
 
TV나 인터넷에 나오는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런 반려견 모습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반려견이 배출하는 액체 고체 배설물을 손으로 만져야 하는 일은 다반사입니다.
개털과 분비물 때문에 매일 청소기 돌리고요,
최소한 주 1회 이상 물걸레질 빡빡 해줘야 합니다.
이렇게 청소 안하면, 개털이 눈에 보이게 날아다니고 입에 들어오고
맨발바닥이 거실 바닥에 쩍쩍 달라붙습니다.
십여년을 키운 소형견이지만, 가끔 개가 성질부리고 물려고 하면 요즘도 움찔할 때가 있습니다.
 
[ 사진: 개가 삐치면 이렇게 됩니다. ]
 
특히나,
여행 갈 때 제약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호텔, 콘도, 리조트는 반려견 금지이고,
개펜션 찾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식당도 반려견 출입금지입니다.
비행기 타려면 짐칸에 화물처럼 별도로 화물비 내고 탁송해야 하고요,
버스나 택시도 승차거부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견 호텔이 있지만, 1박에 3만원 이상이고,
종일 기저귀를 채워놔서 하루만 지나면 하체 털이 소변으로 누렇게 찌듭니다.
휴가철에 버려지는 강아지가 많은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려견과 함께 사는 이유는...음...
 
[사진: 10살 된 노령견 얼굴이 이렇습니다. 완전 초극강 동안 ]
 
어쨋든,
반려견 한마리 키우는건 사람 아기 키우는 것 못지 않은
노력, 정성, 비용이 꾸준히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언제까지요?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까지 계속 ...
 
 
 
 

쁘띠 성님,
아드님 마음 잘 추스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CCTV 확보할 수 있으면 형사든 민사든 어떻게 하시든 그건 부모의 몫인것같고요,
아드님 마음 잘 보듬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