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찾겠습니다" 6·25 유해발굴 구슬땀

봄이 되고 언 땅이 녹으면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70년 넘게 땅속에 묻힌 선배 전우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후배 장병들,

그 발굴 현장에
김준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6·25 전쟁 당시
우리 국군이 적군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인제 칠성고개.

군 장병 120명이
조심스레 땅을 파고 있습니다.

선배 전우들의 마지막 흔적을 찾기 위해
손자뻘인 장병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유해 발굴 작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발굴된 유해를 약식 제례하는 공간입니다.
병사들은 이곳으로 선배 전우들의
유해를 모시기 위해
오로지 삽과 호미만으로
땅을 파내고 있습니다.

6·25 전장에 나간 뒤 아직도
생사를 알 수 없는 장병들.

특히 그들의 후손들은 유족의 마음을 대신해
발굴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박상희 / 홍천 20기갑여단 마루대대 상병]
"저와 같은 상황에 놓인 가족분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이번 유해 발굴을 통해
저희가 더욱 많은 유해를 발굴해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겠습니다."

격전지인 해발 452미터 정상에서
하루 동안 탄피와 군복 단추 등
92점의 전사자 유품을 찾아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11월에는 횡성 전투에서 전사한
고 김수덕 일병이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김종길(고 김수덕 일병 친동생)
"국방부 전체 분들(장병들)에게 감사하죠.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유해를
발굴해서 우리 가족 품으로 보내준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합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활동을 시작한 2000년부터 전국에서 발굴된
호국용사들의 유해 1만 506구.

이 가운데 2% 정도인 249구만
신원이 밝혀졌습니다.


[박은석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상사]
"전국 각지에 계시는 유가족분들께서
시료를 채취해 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유가족분들의 시료와 저희가 현장에서
찾은 유해의 DNA를 매칭 시켜서 유가족을
찾아드리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시료를 채취할 유가족도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앞으로 5년간을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유해발굴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준겸입니다. (영상취재:추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