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를 꿈꾸는 기자 (발꿈기) - 32회 :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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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를 

꿈꾸는

기자

 

Chapter 1. 동해 북평여고 유도팀 창단

 

 

  • 동해 북평여고 유도팀이 지난 11월 28일 창단했습니다. 학교 운동부를 새로 만들고 운영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인기, 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팀을 해체하는 걸 많이 봐서 그런지 이 소식이 저는 굉장히 신선하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왜 창단하려는 걸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 그 동안 발꿈기에서 도내 학교 체육 종목에 대해 다룬 적이 네 번 있었더라고요. 2회 양궁, 16회 롤러스포츠, 22회 배구, 그리고 26회 핸드볼입니다. 모두 비인기종목들인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어찌 보면 참 기특한 종목들입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있던 팀도 하나둘 해체가 되고 있고, 남아 있는 팀들도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들을 계속 하게 됩니다. 인기, 비인기 종목의 차이라서 그럴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 동해 북평여고의 유도팀 창단이 더 반갑게 느껴진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 어느 학교, 어느 팀이든 기존에 없던 새로운 팀을 창단하는 일은 많은 사람들이 합심해야만 이룰 수 있습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학교, 학부모, 지역 체육회, 교육청 등의 각 주체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걸 저도 여러 차례 봐왔는데요. 이번 동해 북평여고의 유도팀 창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북평여고엔 현재 양궁팀이 있는데요. 유도팀을 추가로 창단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서 우선 먼저 북평여고의 장미희 교장을 만나 여러 가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장미희 동해 북평여고 교장 인터뷰

“저희들이 양궁부가 있어요. 양궁부와 유도부 두 부를 같이 잘 운영할 수 있을까? 하나라도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부담감은 좀 있었습니다. 북평여중에서 유도를 하는 3명의 선수들이 고등학교 유도부가 없으니까 연계가 안 되는 건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는데 우리가 창단해주면 중학교를 졸업하고 편안하게 유도를 이어서 하고 실업팀을 가든 대학팀을 가든 편안하게 진로를 결정하기에 좋지 않을까? 엄마 같은 마음으로 할머니 같은 마음으로 편안히 운동할 수 있게 돌봐주고 먼저 제가 물어봐주고 먼저 관심을 가져주고 다가가줘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Chapter 2. 강원도 학생 유도

 

 

  • 강원도에서 유도부를 창단한다니 대단하다고 하시는 분도 있으실 테고 인기도 없는 종목인데 운영이 잘 될까? 라고 하시는 분도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일단 강원도내 학생 유도 현황을 간단히 알려드릴까 합니다.

 

  • 도내엔 모두 몇 개의 유도팀이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도내엔 모두 36개 팀이 있습니다. 강릉 한솔초와 동명중, 주문진고에 있고요. 태백 함태초등학교에 남녀팀이 있습니다. 정선군은 사북초와 사북중, 고성 간성초, 양양 조산초 등에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죠? 이 가운데 초, 중, 고교와 실업팀까지 이른바 계열화를 갖춘 곳은 철원군이 유일했습니다. 철원은 도내 유도를 대표하다시피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유도 선수의 70% 가량이 철원 출신이라고 합니다. 철원엔 철원초와 신철원초에 남녀 유도팀이 있고, 신철원중과 신철원고에 남자팀, 철원여중과 철원여고에 여자팀이 있고 철원군청에 남녀부 유도팀이 있습니다. 

 

  • 동해시의 경우 북삼초등학교에 남녀부, 북평여중에 여자부, 동해시청에 실업팀이 있었는데 이번에 북평여고 유도팀이 생긴 겁니다. 중간에 딱 여고부만 없었던 거죠. 강릉에 한솔초 남녀부와 동명중에 남녀부, 주문진고에 남녀부 유도팀이 있기 때문에 동해 출신 어린 유도선수들은 강릉 등 다른 지역으로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평여고에 아예 팀을 만든 거죠. 그만큼 세 명의 어린 선수들 실력이 뛰어났다는 건데요. 

 

 

Chapter 3. 유망주 3인방, 중고팀 창단 이끌다!

 

 

  • 이 세 명의 선수는 지금 동해 북평여중 3학년인 김연우, 박경혜, 손예지 선수들인데요. 제가 그저께죠. 지난 4일 학생들 수업이 끝난 뒤 북평여중 체육관에서 이 어린 선수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3학년 세 선수뿐 아니라 1학년 두 명과 2학년 한 명까지 지금 북평여중 유도팀 소속 6명의 선수를 모두 만나 1시간 정도 얘길 나눴는데요. 어린 선수들답게 재기발랄한 얘길 하기도 했고, 또 어린 선수들답지 않게 제법 성숙한 얘기도 해서 여러 차례 웃었다 감탄했다 하면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저도 많은 생각을 하며 이 어린 선수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이 선수들이 동해 북삼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북평여중 유도팀이 창단합니다. 그게 3년 전 2015년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유도부가 있는 다른 지역 중학교로 보내기에 이 아이들의 실력이나 기초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북평여고 유도부가 창단한 배경도 역시 이 아이들의 실력이 원체 좋기 때문인데요. 어느 정도냐면요.

 

  • 여중부 단체전 경기는 5인조 경기와 7인조 경기가 있는데 북평여중은 전체 선수가 6명밖에 되지 않아 7인조 경기는 출전 자체가 안 되고 5인조 경기도 1,2학년 선수들은 운동 배우기 시작한 지 4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선수들이어서 단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지난달 경남 삼천포에서 열린 유도협회장기 전국 유도대회에서 단체전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결승전에서 경북 도개여중에 2:3으로 아쉽게 졌지만 준결승에서 도내 최강 철원여중을 만나 3:2로 이겼습니다. 운동을 배운 지 얼마 안 된 1,2학년 선수가 졌지만 3학년 세 선수가 모두 이긴 겁니다. 참고로 우승한 도개여중이나 도내 최강 철원여중은 유도부 선수가 12명~13명 정도라고 하니까 북평여중이 단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 이렇게 유망한 어린 선수들을 타지로 보내기 어려웠던 동해시 유도계와 교육계가 발벗고 나서서 고교팀 창단을 이끈 겁니다. 만일 고교팀이 생기지 않았다면 이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됐을까요? 직접 물어봤습니다. 먼저 박경혜 선숩니다.

 

  • 박경혜 동해 북평여중 3학년 인터뷰

- 고등학교 팀이 안 만들어졌으면 어떻게 되는 거죠? 그런 걸 걱정했을 것 같아요. 선수 입장에서.

“음... 주변에 주문진고랑 많은 고등학교들 가거나. 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동네 아니었으면 운동 안 했을 것 같은데요? 유도가 계속 쭉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겹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연우가) 초코파이랑 간식 먹으러 갔는데 혼자 하기 싫다고 제가 가기 싫다고 했는데 끌고 갔어요. 갔는데 재미있어서 엄마한테 거짓말하고 계속 다녔어요. 엄마가 집이냐고 물었는데 도장인데 집이라고 하고 계속 했어요. 고1까지는 전국에서 동메달 정도 따고 싶고요. 고2 정도 돼서 2등 정도 하고, 고3 때 1등하고 싶어요. 너무 빨리 1등하면 부담스럽잖아요.”

 

  • 이어서 김연우 선숩니다.

 

  • 김연우 동해 북평여중 3학년 인터뷰

“운동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 계속 해야 될까? 그걸 생각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가면 중학교랑 다르니까 좀 더 체계적으로 해야 되지 않을까요? 고등학교 팀이 생겼으니까 더 열심히 하라고 하셨던 것 같아요. ”

- 계속 운동을 시키실 생각이었나보죠? 부모님이?

“네, 공부가 안 되니까. 그리고 제가 좋아하니까 계속 시키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유도가 뭔가 안 될 땐 좀 스트레스 쌓이긴 하는데 계속 연습하다보면 될 때가 있는데 그때가 제일 기분 좋아요. 좋은 성적내면서 예의 바른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인성이 안 되면 안 되기 때문에.”

 

 

 Chapter 4. 초-중-고-실업팀 계열화 이룬 동해 유도

 

 

  • 어린 학생들의 경우 실력이 뛰어나도 집을 떠나거나 환경이 달라지면 마음이 흔들릴 수 있고 그게 심리적 이유로 실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초-중-고-실업팀의 계열화를 한 지역에서 이룰 수 있다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동해시의 경우 중간에 고등부 팀만 없는 기형적 구조에서 이번에 생긴 것이기 때문에 더 반가울 수밖에 없을 텐데요. 게다가 초등부, 중등부에서 꾸준히 좋은 선수들이 나오고 있어서 앞으로 10년 정도 좋은 성적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정성기 북평여고 유도팀 코치에게 들어보겠습니다.

 

- 정성기 동해 북평여고 코치 인터뷰

“중학교 졸업을 하면 타 시도나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갔어야 되거든요. 그럼 다시 대학교 졸업하고 돌아오기도 쉽지가 않고. 연계가 잘 안 됐는데 동해시청 팀도 있고 초-중-고가 있으면 훈련도 잘 되고 성적도 마찬가지고. 졸업한 이후에 다시 동해로 와서 선수들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지도자를 할 수도 있고 동해시청팀 선수를 할 수도 있고 좋은 효과가 생기죠. 북평여중에 2학년 선수도 있고 1학년 선수들도 있는데 지금 3학년 만큼의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2~3명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4학년 애들 중에도 또 좋은 선수들 있습니다. 그래서 한 10년 정도는 꾸준히 좋은 성적이 날 것 같습니다.”

 

  • 지금 동해시청 유도팀 배상일 감독이 대한민국 여자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입니다. 현재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여자유도 대표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데 배 감독 역시 북평여고 유도팀 창단을 굉장히 반기더라고요. 다음 달엔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동해로 전지훈련을 올 거라는데 배 감독에게 북평여고 유도팀 창단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 배상일 동해시청팀 감독(국가대표팀 감독) 인터뷰

“선수들이 타지로 나가다보니까 아무래도 적응하거나 이런 게 여의치 않아서 좋은 선수들인데 끝까지 성공 못한 케이스가 있어가지고. 동해 선수들은 동해에서 육성하고자 관계자들이 모여서 창단을 하게 된 거죠. 일단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성적을 내야 되고. 내년 1월에 국가대표팀하고 대학, 실업팀 합동훈련을 해서 지역 경기에 보탬도 되고. 그런 시너지를 할 때 동해에 있는 선수들이 대표 선수들과 합동 훈련도 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서 함께 지도자들하고 초,중,고 같이 훈련한다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hapter 5. 어렵게 이룬 창단, 오래 유지하는 게 관건

 

 

  • 이번 취재 과정에서 어찌 보면 여고 유도팀 하나 창단했을 뿐인데 동해지역 유도계가, 더 나아가선 동해지역 체육계가 굉장히 힘을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창단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건 많은 분들이 말씀으로 해주셔서 잘 알고 있는데요. 어렵게 창단한 만큼 동해지역이 대한민국 여자유도계를 대표하는 곳으로 거듭나면 좋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동해시 유도협회 김순철 회장에게 소감과 지원책에 대한 얘길 들어봤습니다.

 

  • 김순철 동해시 유도협회장 인터뷰

“창단하기까지의 어려운 점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아무리 힘든 일이라 할지라도 하고자 하면 모든 걸 이룰 수 있다는 의지와 뜻으로 좋은 결실을 맺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외지에 이사 가지 않고, 외지에 애 혼자 보내지 않아도 맘 편히 운동하는 계기가 된 만큼 금전적인 문제, 인력 문제 지원을 해줘야 지도를 받을 수 있고 자금에 얽매여서 중간에 전지훈련을 못 가는 일이 없도록 시 체육회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유도협회에서도 각 학교별로 지원하고 있고요. 배상일 감독님이 저희 협회 자문위원으로 계시기 때문에 꾸준히 진천선수촌에도 학생들 훈련 및 견학을 1년에 몇 번씩 우리가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타 지역에 비해서 동해시 관내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 지난 번 삼척과 태백이 핸드볼 라이벌 구도를 갖추고 실력을 키우다보니 어느 새 전국대회 정상권에 올라 대한민국 핸드볼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소개한 적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강원도 유도계의 두 기둥, 동해와 철원이 대한민국 여자 유도계를 이끌어가길 기대합니다.

 

  • 지금까지 발꿈기 서른두 번째 시간, 김인성이었습니다. 

취재 : 김인성

편집 : 김성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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