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뉴스 오전 9시 30분
5 MBC뉴스 오후 4시 55분
뉴스데스크 오후 8시 20분
930뉴스 오전 9시 30분
5 MBC뉴스 오후 4시 55분
뉴스데스크 오후 8시 20분

발해를 꿈꾸는 기자 (발꿈기) - 39회 : 겨울놀이터

19-01-24 22:45:12
1,128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IMG_1076.PNG
Loading the player...

Chapter 1. 긴 겨울방학 어디서 놀까?

 

  • 제가 초등학생 땐 12월 중순이면 방학을 해서 2월 초에 개학하고 1~2주일 가량 학교에 나간 뒤 다시 짧은 봄방학을 하고 3월에 새 학기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들은 1월 둘째 주 정도에 겨울방학을 시작해서 중간에 봄방학 없이 3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더라고요. 그런데 달라진 게 또 있는데 그건 추위가 좀 덜하다는 것, 그리고 눈보다 미세먼지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아이들이 있는 집에선 아마 긴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생각이 많으실 겁니다. 방학하고 스키장이라든가 친척댁에 한 번 다녀오고 나면 이제 남은 긴 방학을 뭘 하며 보내야 할지 아빠엄마들은 막막해질 땝니다. 저도 그렇지만 제 주변 아빠엄마들이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참 많은 걸 보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오늘 발꿈기에서는 겨울철 우리 지역에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Chapter 2. 컬링 체험

 

 

  • 가장 먼저 소개해드릴 건 컬링 체험입니다. 아마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 남아 있는 시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곳이 컬링센터일 겁니다. 강릉컬링센터에는 매일 전국의 컬링 선수들이 찾아와 훈련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취재차 갔던 날에도 컬링 선수 수십 명이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컬링을 배우고 체험하고자 하는 일반 시민들도 싼 가격에 컬링센터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컬링 체험을 하고자 하는 분들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요. 컬링은 한두 명이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고, 컬링센터는 올림픽 경기장이고 대형 시설이기 때문에 평소 유지 운영비가 많이 들어서 소수가 신청한다고 개방하지 않고요. 어느 정도 인원이 있어야 합니다. 또, 선수들의 훈련 스케줄을 파악해 비어 있는 시간을 조율해야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 체험은 우선 30분 정도 컬링 이론과 동작, 주의사항 등에 대해 교육을 하고 30분 정도 4대4 또는 5대5로 나눠 경기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컬링은 팀당 스톤 8개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론상 8명씩 대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만 4대4로 하면 투구도 두 번 하고 브러시로 바닥을 쓰는 동작인 스위핑도 여러 번 할 수 있어 더 재미있습니다. 평일엔 워크숍이나 단체 체험 신청이 많고 주말엔 가족 단위 신청이 많다는데요. 한번에 90명까지 동시에 들어갈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해선 50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성인 만 원, 미취학 어린이 5천 원으로 올림픽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아주 싼 가격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강릉시빙상연맹이 강릉시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요. 강릉시빙상연맹 최종복 사무국장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최종복 강릉시빙상연맹 사무국장 인터뷰

“일반인들이 체험을 신청하실 때는 저희가 사전예약제로 운영하고 있고요. 인원이 적은 경우엔 현실적으로 체험이 힘들고 팀을 나눠서 하는 스포츠다보니까 최소 8명에서 10명 이상은 돼야 진행되는 거고요. 스위핑이란 동작이 있습니다. 브러시를 들고 빙면을 빠르게 닦는 동작인데 그 동작이 보는 것보단 생각 외로 에너지 소모가 많고요. 선수들 같은 경우는 실제로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빠르게 얼음을 닦는 동작이기 때문에 전신운동이 가능하고, 감기나 여러 가지 면역력 증강에 좋다 할 수 있고요. 팀끼리 작전을 짜고 계획을 해서 하는 운동이다보니까 두뇌 계발에도 좋고 협동심을 기르는 데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Chapter 3. 아쿠아리움

 

 

  • 강릉 경포호 주변에 아쿠아리움, 그러니까 큰 수조 여러 개에 다양한 물고기를 전시한 시설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250여 종, 2만 5천여 마리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최근엔 알비노 가이양과 오스카라는 희귀 물고기와 떼로 몰려 헤엄치며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갱이가 새로 선보이고 있고 방학을 맞아 거북이 체험 코너가 마련됐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뉴스에서 설악산에서 발견된 알비노 담비를 보도한 적 있는데요. 알비노라는 게 피부색이 하얀 유전자 돌연변이를 뜻하는 백색증이란 뜻의 라틴어입니다. 영어로는 알비니즘이라고 한다는데요. 알비노 가이양이란 물고기는 정말 새하얀 색이어서 신기하더라고요. 또, 겨울방학을 맞아 곤충 특별전도 열리고 있는데요. 아이들 방학과 새해를 맞아 다양한 전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그런데 정작 제 시선을 끈 건 입구를 지나면 바로 있는 꾹저구였습니다. 꾹저구는 농어목 망둑엇과의 민물고기인데 원래 이름은 꺽저기입니다. 영동지역에선 꾹저구라는 사투리로 더 유명합니다. 그런데 사투리 이름도 다양해서  강릉에선 꾹저구, 양양에선 뚜거리, 고성에선 뚝저구, 삼척에선 뿌구리라고 지역마다 다양하게 불리는 물고기입니다. 영동지역에선 꾹저구탕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살아 있는 꾹저구를 보신 분은 얼마나 될까요? 저도 처음 봤는데요. 이렇게 이 아쿠아리움에선 동해안과 경포호에 살고 있는 생물도 많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의 학습 효과면에서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 아쿠아리움의 오태엽 생물시설팀장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오태엽 G 아쿠아리움 생물시설팀장 인터뷰

“작은 탱 종류가 서너 종이 더 들어와서 예쁜 클라운 탱이라든지 나스탱 같은 것들이 더 들어온 게 있고. 곤충관을 작게 준비했습니다. 겨울에는 애들이 나가서 곤충 채집도 못 하고. 여름엔 질리도록 하는데 겨울에는 어디 갈 수 있는 공간이 제약이 있다보니까 저희들이 작은 공간을 마련해서 겨울에도 숨쉬고 움직이는 곤충들을 볼 수 있게 곤충관을 조그맣게 편입해서 저희들이 준비해서 만들어놨고. 겨울방학이 끝나도 더 업그레이드해서 제대로 된 곤충 모양을 보여드리려고 기획 중에 있습니다. 해수어라든지 민물고기 식구들이 많아졌어요. 가을이나 여름에 와보셨던 분들이 구분을 하실 줄 아는데 개체 수가 늘었습니다. 10종, 300~400마리 보충해서 넣었습니다.”

 

 

 Chapter 4. 캠핑

 

 

  • 겨울에 캠핑을 하면 너무 춥고 번거롭지 않을까 싶은데요. 캠핑을 산이나 계곡에 가서 텐트를 치고 고기 구워 먹고 그런 것만 생각했던 저는 이번에 동해 망상 오토캠핑장에 가보고 생각을 달리 하게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텐트를 치는 캠핑 사이트부터 캐러밴, 한옥, 통나무집인 캐빈, 미국 일반 가정집을 본뜬 코테지, 일반 콘도미니엄의 형태인 패밀리롯지까지 다양한 주거 형태가 있어서 정말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더라고요. 거기에 바다 바로 앞이어서 전망도 좋고 야간에 조명도 멋지게 켜져 있어서 운치도 있고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면서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 같아 좋아 보였습니다.

 

  • 사실 가장 좋은 건 가격과 예약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단 여름 성수기에 비해 겨울철 평일에 예약을 할 경우 50~60% 정도 할인된 가격을 적용받아서 상당히 저렴하고요. 성수기에 12만 원인 방이 비수기 평일엔 6만 원, 22만 원인 방은 10만 원으로 50% 이상 할인됩니다.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부담이 적죠. 또, 100% 온라인 예약제라서 여름 성수기에는 예약하기 어려웠는데 겨울엔 좀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여름철보다 싸게, 원하는 날짜에 상대적으로 쉽게 예약을 할 수 있어서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해 망상리조트의 신승희 팀장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신승희 동해 망상리조트 팀장 인터뷰

“부모님이랑 아이들이 함께 오면 저희는 이 캐러밴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캐러밴이 상당히 좋아하고 또 왔다갔다 하면서 침대방도 있고 하니까 특이한 모양으로 돼 있어서 좋아하시는데 여기 있으면 바다도 보시고 잔디밭도 이용하시고 이러다보면 저희들이 특히 바닷가와 같이 있지 않습니까?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하는 그런 걸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주말 같은 경우에도 예약되는 경우가 있는데 겨울엔 약간의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을 이용해서 오시면 그 정취를 더 조용할 때 느끼는 정취가 새롭습니다. 추암 오토캠핑장이 또 있습니다. 추암 캠핑장도 해돋이 때문에 아주 유명한 곳이에요. 한번 오시면 캠핑 하시면서 해돋이 보시면 전국에서 가장 좋은 일출 명소로 유명합니다.”

 

 

Chapter 5. 승마

 

 

  • 아이들에게 동물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정서에 참 좋다고 합니다.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작은 동물이 아닌 말 같은 덩치 큰 동물과 교감하는 건 색다른 경험일 겁니다. 아이의 키보다 두 배는 더 큰 말을 타보는 경험은 제주도나 해외에 여행 가서 말고는 자주 할 수 있는 경험도 아니죠. 그런데 강릉에 승마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더라고요. 초식동물인 말은 성격이 온순하고 4살 정도 어린아이의 지능을 갖고 있어서 사람과 제법 의사소통이 됩니다. 처음 타보는 어린이도 10분 정도 간단히 설명을 들으면 그냥 혼자서 탈 수 있더라고요. 말에 올라타 시원한 바람 느끼며 체험장을 한 바퀴 돌면 기분이 참 좋고 무엇보다 말에서 느껴지는 체온이 아! 얘도 살아있는 동물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가 말을 타보고 아기 같다거나 큰 강아지 같다고 하는 얘길 들었는데요. 아이의 정서에 무척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승마가 좋은 점은 또 있는데요. 자세를 바르게 해준다는 건데 지난 번 실내운동 방송 때 말씀드렸던 요가나 필라테스와 비슷한 맥락이거든요. 그런데 승마는 내 힘은 덜 들이고 말이 날 운동시켜주는 느낌이랄까? 특히, 허리나 골반, 목 같은 척추관절이 아프신 분들은 말을 타면 쿵쿵 충격을 주는 승마가 괜찮을까? 하고 고민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말을 타보면 천천히 걷거나 속보로 달리거나 말과 소통하며 조절할 수 있는데 타보면 말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자세를 바르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균형을 잡느라 힘을 주는 동시에 골반과 허리를 바로 세우고 작은 충격을 지속적으로 받기 때문에 몸속 근육의 운동이 된다고 합니다. 강릉의 J 승마클럽의 김시욱 대표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김시욱 강릉 J 승마클럽 대표 인터뷰

“쿠폰 회원, 주중 회원, 주말 회원 이렇게 비용이 약 25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에 승마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고요. 그리고 예약을 하고 오셔야 되는데 예약을 해야 하는 이유가 말이 준비를 미리 해줘야지 안전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서 그런 거고요. 그냥 와서 1회 체험 쿠폰을 즉석에서 구매를 하는 방법도 있고. 우리가 평소에 운동량이 많이 부족하거든요. 학생들도 그렇고 성인들도 그렇고. 그런데 말을 타면 일단 전신운동이에요. 내 관절을 쓰지 않고 말이 해주는 운동의 도움을 받아서 제가 전신운동을 하기 때문에 운동을 별로 하기 싫거나 귀찮아하시는 분들도 말 위에 올라가면 말이 전신을 다 운동을 시켜주고. 우리가 잘 쓰지 않는 근육. 허리근육이나 장기, 내장근육 이런 것도 승마를 함으로써 운동이 굉장히 보강이 돼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운동에너지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Chapter 6. 썰매

 

 

  • 썰매는 그때 그 시절엔 겨울철 아이들의 아주 흔한 놀이였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동네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썰매나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야외시설이 흔했습니다. 어릴 때 엄마아빠와 혹은 친구들과 얼음판 위에서 썰매나 스케이트를 타고 놀았던 기억이 많은데요. 영동지역엔 산간지역을 제외한 이런 야외 썰매장이나 스케이트장이 적어도 이번 겨울엔 한 곳도 없습니다.

 

  •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에는 폐교된 초등학교를 마을사람들이 여름엔 캠핑, 경루엔 썰매장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 있는데요. 올해는 12월 말부터 1월 27일까지 한 달 가량을 매주 주말에만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날씨에 따라서 눈이 온다거나 춥다거나 하면 2월 초까지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제가 취재를 갔을 때도 정말 많은 아빠엄마들이 아이들을 썰매에 태우고 즐겁게 추억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짧긴 하지만 한쪽엔 눈썰매도 탈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저는 또 좋았던 게 아주 맛있는 간식거리 때문이었는데요. 동네에서 재배한 시래기를 넣은 김밥이 두 줄에 5천 원이고요, 감자전도 두 장에 7천 원으로 싸게 맛볼 수 있었습니다. 또, 커피나 주스는 물론 몇 가지 효소차와 약선차도 3천 원에서 4천 원에 맛볼 수 있습니다. 저는 구기자 청안차와 맥문동 보폐차를 마셔봤는데 정말 기가 막힌 맛이더라고요. 그리고 여러 가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품도 싸게 팔았는데 저는 생들기름을 한 병 사왔는데 이것도 맛있더라고요. 아이들도 재미있고, 아빠엄마도 재미있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릉 대기리 산촌체험학교의 오과현 사무국장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오과현 강릉 대기리 산촌체험학교 사무국장 인터뷰

“대기리 눈썰매장에 오시면 눈썰매, 얼음썰매를 타실 수 있고요. 군것질할 건 알밤 구워 먹기, 달고나 만들기. 체험 하우스에서 부녀회에서 준비하는 먹거리가 시래기 김밥, 감자전, 떡볶이, 어묵, 컵라면, 핫초코 그 외에도 다양한 음료가 준비돼 있습니다. 여긴 눈썰매장이 있는데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면 얼음썰매장으로 연결이 됩니다.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이 조합된 썰매장입니다. 얼음썰매는 옛날 전통 얼음썰매를 해서 즐길 수가 있고요. 대기리는 강릉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해발 700~1,100m인데 지구온난화 같은 기상 이변이 있지만 어지간해선 여긴 얼음이 녹거나 이런 일이 없습니다. 겨울놀이를 즐기는 데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Chapter 7. 눈썰매

 

 

  • 15~20년 전에만 해도 강릉에만 눈썰매장이 8곳이나 됐고 영동지역에 썰매나 눈썰매를 탈 수 있는 곳이 30여 곳이나 됐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갈수록 날이 따뜻해지면서 눈과 얼음이 얼지 않거나 얼어도 살짝만 어는 바람에 관리가 안 돼 하나씩 하나씩 사라지고 이제 눈썰매를 탈 수 있는 곳은 한 곳 남았는데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많은 어린이들이 열심히 눈썰매를 타고 있더라고요. 유명한 스키장이나 리조트 만들어져 있는 것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우리 동네에서 아이들에게 눈썰매를 태워줄 유일한 곳이란 점에서 상징성이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역시 갈수록 따뜻해지는 날씨 탓에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고 합니다. 제가 갔던 날도 녹은 눈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상당했는데요. 처음 문을 열었던 23년 전엔 3월까지 눈썰매장을 운영했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2월 초쯤이면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강릉 T 눈썰매장의 권순경 대표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권순경 강릉 T 눈썰매장 대표 인터뷰

“눈을 유지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기간도 점점 짧아져서요. 올해는 2월 10일경이면 폐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년 며칠씩 점점 짧아져요. 썰매장 하는 시간이. 그러다보니 점점 어려워져요. 강릉에 8개가 있다가 이게 매년 하나둘씩 줄면서 현재는 저희만 남아 있습니다. 온도가 상승하는 관계로 이게 유지가 어렵습니다. 기간이 짧아지다보니 수입이 점점 줄어드니까 영업하기가 점점 힘들어져요. 적자가 나니까 모든 분들이 그만 두는 것 같아요. 저희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이 기온 관계 때문에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몰라요. 저희도 적자가 나면 폐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Chapter 8. 마술

 

 

  • 마술은 티비에서 가끔 나오거나 아니면 타지의 큰 극장에서 꽤 비싼 표를 사야 볼 수 있었죠. 아이들에게 한 번쯤 보여주고 싶긴 한데 제법 고급 콘텐츠였던 거죠. 하지만 4년 전 강릉에 마술공연장이 생긴 뒤로 제법 많은 분들이 이 공연을 봤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네 번인가 봤는데요. 겨울철엔 한 달에 2천 명 정도, 여름엔 많을 땐 5천 명 정도 본다고 합니다. 최근엔 95% 이상이 외지에서 온 관객이라고 하는데요. 올해는 ‘오리지널 마법사’라는 제목의 공연이 이어지는데 한 번 공연에 1인당 15,000원이고 1시간에 열 가지의 마술 공연이 이어지니까 가볍게 아이들과 가볼 만할 것 같아요. 내년부터는 동물이나 과학 등을 활용한 완전히 새로운 마술공연을 할 거라는군요. 강릉 S 마법학교의 최석훈 대표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최석훈 강릉 S 마법학교 대표 인터뷰

“먼저 입구에서 책장에서 마법의 주문을 외워야지 극장에 들어가는 문이 열리게 됩니다. 거기서 신체 분리 마술, 공중 부양 마술 그런 마술들을 총 열 가지 정도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경험하는 시간을 갖고요. 그 뒤로는 퍼즐링이란 링을 풀면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요. 그 이후엔 마술극장에서 마법 공연이 있습니다. 마법 공연은 관객과 함께 하는 마술 그리고 손기술을 이용한 마술 등으로 재미있게 구성되고요. 공연이 끝나면 마술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준비돼 있어요. 모든 과정을 모자 망토를 착용하고 마법학교를 체험하고 공연을 보는 거라고 색다른 체험거리로 많은 분들이 찾고 있습니다.”

 

 

Chapter 9. 문화 유적 탐사

 

 

  • 한 가지 더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문화 유적 탐사’입니다. 이름은 좀 거창하지만 사실 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그 동안 가보고 싶었던 우리 동네 문화 유적을 찾아다니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이 있잖아요? 그 책이 만화도 있거든요. 그래서 만화로 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아이와 함께 보고 거기에 나오는 우리 동네 유적지를 시작으로 시간 날 때마다 한 곳씩 가보는 겁니다. 마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이 강원도 편이고 철원 고석정이랑 양양 낙산사, 고성 진전사가 쭉 소개되더라고요. 

 

  • 아이는 책에서 봤던 문화유적을 실제로 보면 의미가 다르게 와 닿을 거고요. 아빠엄마는 보긴 봤지만 제대로 알지는 못하던 곳을 아이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조금이나마 공부를 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이렇게 시작을 하고 나면 그 다음엔 고성부터 삼척까지, 그리고 태백과 정선까지 하나하나 아이와 함께 가볼 곳을 찾아보게 되고 사전에 같이 공부하게 되고 계획을 세워서 가보게 되고. 이런 과정을 거친 다음엔 영서지역, 그 다음엔 경기도와 서울까지 쭉 이어서 책도 보고 문화 유적도 가보는 여행이 아이와 함께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Chapter 10. 소중한 추억 많이 만드세요~

 

 

  • 봄방학 없이 겨울방학이 길게 이어지면서 학생 자녀를 둔 집에선 여러 가지 고민을 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 발꿈기는 저의 고민에서 시작해 제게 묻던 제 주변 분들의 고민이 더해지면서 이렇게 꾸미게 됐는데요. 사실 정답이란 게 있는 건 아닌데도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두 달의 겨울방학 동안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하든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정을 쌓아가는 소중한 시간일 겁니다. 아무쪼록 이번 겨울방학이 우리 가족만의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지금까지 발꿈기 서른아홉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취재 : 김인성

편집 : 김성춘

디자인 : 박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