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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산불, 삶의 터 잃은 이재민 고통은 여전

강릉시,뉴스리포트
2023.12.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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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12-27
 
 
2023년 지역의 현안을 다시 짚어보는
송년 기획보도, 세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4월 강릉 해안가 일대를 휩쓴 대형 산불에
경포 일대가 초토화됐습니다.

산불 발생 당시 긴박했던 순간부터
매서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는 이재민의 아픔까지...

홍한표 기자가 차례로 짚어봤습니다.

지난 4월 11일 아침
강릉 경포호수가 보이는 해안가에
불기둥과 뿌연 연기가 치솟습니다.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은
산림과 인접한 해안가 주택과 펜션을
집어 삼키기 시작합니다.

심엄섭/강릉시 난곡동(지난 4월 11일)
"소방차 진입이 안된 걸 내가 강제로 데리고 왔다고, 걱정이 돼서‥
빨리 집이 타려고 하니까 빨리 올라오자고,
내 집이니까 내가 끄려고 지붕 위로 올라왔지."

건조경보와 강풍경보가 잇달아 내려지면서
불은 삽시간에 번졌고,
진화 헬기는 뜨지도 못했습니다.

김진태/강원도지사(4월 11일)
"현재 초속 최대 30m의 강풍이 불고 있기 때문에
헬기가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더 이상 인명 피해가 발생 하지 않도록/‥"

바람이 잦아들며 진화헬기가 투입되고
천금같은 비까지 내리며
산불은 8시간 만에 진화됐습니다.

이튿날, 윤석열 대통령이
강릉을 긴급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복구를 위한 작업도 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생계의 터를 다시 찾은 이재민들은
막막함에 눈물만 흐릅니다.

안영순/피해 펜션 주인 (4월 12일)
"할 말이 없더라고요. 지금도 뭐 눈물만 나네요.
지금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철골 구조물을 용접기로 붙이고,
지붕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강릉 산불 이재민들에게 지원하기 위한
조립식 주택을 건립하는 겁니다.

산불 발생 40여 일 만에
집 터에서 가족끼리 살게 될 생각에
이재민들의 마음은 조금은 설렙니다.

한경호/이재민 (지난 5월 25일)
"원래 살던 보금자리로 다시 와서
살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요.
앞으로 2년 동안 다시 예전처럼 보금자리로
새롭게 (집을) 짓고 나갈 수 있도록..."

그렇게 여름이 가고 추석이 찾아왔습니다.

풍성한 미덕을 서로 나누는 시기지만
이재민들은 명절 인사 받기도 어렵습니다.

이미경 / 산불 이재민(지난 9월 28일)
"올해 너무 쓸쓸하네요. 갈 곳도 없고 또
오시는 분들도 (미안해서) 전화도 못 하겠다고
자꾸 그러시더라고요."

산불 발생 원인을 놓고
수사는 9개월 가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 타버린 소나무를 베어낸 마을은
이제 매서운 칼바람이 그대로 들이칩니다.

지난 4월 산불에 집이 전소되면서,
4인 가족 겨울옷 하나 못 건졌습니다.

최영주/이재민 (지난 12월 1일)
"두꺼운 옷도 하나하나 다 장만해야 되는데
또 그것도 만만치도 않고…"

단열도, 난방도, 시원찮은 이동식 주택 생활은
날이 추워질수록 더 혹독합니다.

안영자/이재민 (지난 12월 1일)
"이런 데로 눈이 들이칠까 봐 겁나지 뭐.
비만 오면 여기 막 (들이)쳐요, 비가."

주택과 영업 시설, 축산시설까지
400여 채 피해를 입힌 강릉 산불,

발생한지 9개월이 지났지만
이재민들에게는 여전히 생생한 아픔입니다.

MBC뉴스 홍한표입니다. (영상취재 : 김종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