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풍경 ep5화
냄새
냄새? 냄새!냄새.같은듯 다른것같고, 다른듯 같은것 같은 냄새들 우린 오늘도 저마다 풍기는 냄새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을 시작하는 밥냄새. 가스불에 압력밥솥이 힘차게 몸을 불사른다 조금만 시간이 지체되면 구수하다가도 코끝을 자극하는 밥타는 냄새가 나기도한다 아! 오늘 아침에도 밥을 태운모양이다 십수년을 함께 살아왔지만 서로의 일에 바쁜 하루를 시작하다보니 가스불이 계속 켜져있는지 모른체 아이챙기랴 씻기라 정신이 없는 아내 물론 내가 가스불을 꺼도된다 하지만 나역시 아침은 바쁘다 아차하는 순간 방안은 밥 타는 냄새로 진동을 한다 어쩌면 우리의 어머니들은 커다란 아궁이에 큰 무쇠솥을 걸고 밥을 하는데도 구수한 누룽지조차 타지 않게 불조절을 하시던 그 노하우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싶어진다.
매일 매일 타고 다니는 내차에서도 늘 같은냄새가 나진않는다 흐린날 맑은날 지하주차장 지상주차장 마트 고깃집 그늘에 세웠을 때 이글거리는 태양을 마주하고 차를 세웠을 때 모두 같은듯 다른 냄새가 난다. 난 맑은날 그늘에 세워둔 차를 탈때의 그 냄새를 가장 기분좋게 느끼는것같다 차에서 풍기는 시트냄새와 나의 체취가 묻어있는 핸들에서 나는 그 냄새 멜랑꼴리하다 ㅋㅋㅋ
시장에 들어서면 지나가는 곳곳마다 나는 냄새들 입구는 늘 생선파는곳이다 뒷골목이다보니 생선비린내가 코끝을 찡긋하게 만든다 그리고 고소하게 풍기는 깨 뽂는 냄새 골목 자체에 방앗간이 많이 있다보니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조금 더 걸어가면 구수한 국밥 냄새가 때론 배고픈 나의 발걸음을 붇잡기도한다 하지만 아침은 늘 챙겨먹고 오는 편이라 그냥지나친다. 이제 가게가 있는 골목에 들어선다 입구부터 옥수수 삶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입구 양쪽에서 옥수수를 삶다보니 골목에 풍기는 옥수수냄새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것 같다.
가게 문을 열고 장사를 하다보면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각자의 냄새를 풍기고있다. 연인들한테서 풍기는 달콤한 냄새, 아침부터 거하게 한잔하고 지나가는 아저씨가 풍기는 쩌든 담배냄새와 술냄새, 한껏 멋을 부린 아줌마한테서 나는 진한 화장품냄새, 할머니,할아버지 부부가 지나갈 때는 한평생 살아온 사람냄새와 집냄새가 난다. 비오는 날이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냄새가 섞여 이상한 냄가 나기도 하는 재래시장 이곳은 사람사는 냄새가 묻어있는 곳이며 삶의 희노애락을 함께한 곳이다
이제6년차 초보장사꾼은 그들의 삶속에 나의 냄새를 섞으며 힘차게 하루를 시작한다
사람냄새 가득한 이곳 재래시장이 많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고프다 밥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