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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함께 나누고 싶은 글

사연과 신청곡
20-03-13 09: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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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브랜든입니다.
혹시... 제목만 보고서 '오늘 아침, 지영 이모입니다'를 떠올리셨다면,
(... 당신은 배신자!  ㅋㅋㅋ ^^;;;)
 
어제 오발은 저에게는 조금 더 특별했던 것 같아요.
 
'주주'님도 같이 해주시고, 우리 아이들을 위한 신청곡도 여러 곡 나오고,
리디만이 할 수 있는 온 목소리를 던져 불사르는 투혼!
간만에, 겉만 까칠한 오싹님 생존 확인,
열혈 애청자이신 우리 육아맘님들의 모습들,
변함없는 하하호호님, 늘 유쾌한 아라아빠님, ...
 
제가 오발과 함께한 시간은 비밀이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고싶네요.
 
요정들이 사는 동화같은 나라.
현실에서는 없을 것 같은,
착한 요정들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동화책에서나 나올법한 따뜻한 세상.
제가 느끼는 오후의 발견은 이런 모습입니다.
 
제가 학창시절부터 마음속에 간직해 온 책 속의 한 부분을 공유하려고 고심(?)을 했는데요,
지금은 해당 출판사 연락도 안되고, 또 그 당시에는 워낙 유명하고 널리 알려진 글이라서,
저작권에 위반되지 않는 선에서 옮겨봅니다.
 
오발은 사랑입니다 ♡~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 ...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는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하게 맞장구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 된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진실로서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내가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같아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자리에서 탄로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싶을뿐이다
 
우리는 흰 눈 속 창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며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 듯이 몰두하게 되길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창문을 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면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우리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은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 하리라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니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 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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